시제품 시연, 크라우드펀딩, 전시회 출품처럼 발명이 외부에 알려질 일정이 있다면 공개하기 전에 출원을 끝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국내에는 공개한 뒤 일정 기간 안에 출원하면 신규성 판단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로 해외 출원의 불이익이나 제3자가 먼저 출원하는 위험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공개일이 정해졌다면 그날부터 거꾸로 계산해 선행기술조사, 명세서 작성, 출원 순서로 일정을 잡는 것이 원칙입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자주 하는 실수는 투자 유치나 홍보를 위해 기술을 먼저 공개하고, 그 뒤에 특허 출원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공개 일정이 잡힌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이미 공개한 발명도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까?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허청은 공지예외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명자가 스스로 공개한 발명이라도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출원하면서 공지예외를 주장하면, 그 공개를 신규성과 진보성을 판단하는 선행기술로 보지 않는 제도입니다. 다만 이 주장을 하려면 공개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정해진 기간 안에 내야 합니다. 공개가 여러 번 있었다면 각 공개를 모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 제도는 출원일을 앞당겨 주는 장치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공개한 날부터 출원한 날 사이에 다른 사람이 같은 발명을 독자적으로 먼저 출원했다면 선출원주의에 따라 권리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공개를 본 경쟁사가 개량 발명을 먼저 출원할 위험도 있습니다. 공지예외 제도는 실수를 수습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보고, 처음부터 이 제도에 기대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개 일정이 잡혔다면 어떤 순서로 준비해야 합니까?
공개일을 기준으로 아래 순서로 역산하면 빠뜨리는 단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공개 범위 확정: 시연·발표·보도자료에 들어갈 기술 내용을 문서로 정리합니다. 공개 범위가 출원 범위보다 넓어지지 않게 관리합니다.
- 선행기술조사: 같거나 비슷한 기술이 이미 출원·등록되어 있는지 검색해 출원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 발명 내용 정리: 해결하려는 과제, 구성, 효과, 변형 실시예를 발명신고서 형태로 정리합니다.
- 출원 형태 결정: 시간이 부족하면 임시명세서로 출원일을 먼저 확보하고, 여유가 있으면 정식 명세서로 출원합니다.
- 출원번호 확보 후 공개: 출원번호를 받은 것을 확인한 다음 공개 일정을 진행합니다.
- 후속 기한 등록: 해외 우선권 주장 기한과 심사청구 기한을 일정표에 바로 등록합니다.
선행기술조사는 비용을 들이기 전에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특허정보원은 국내외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 정보를 무료로 검색할 수 있는 특허정보검색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핵심 키워드와 동의어, 국제특허분류 코드를 함께 써서 검색하면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공개 일정이 촉박할 때는 임시명세서 제도를 검토할 만합니다. 특허청은 정해진 명세서 형식을 갖추지 않은 논문이나 연구노트 같은 자료로도 먼저 출원일을 인정받고, 이후 기한 안에 정식 명세서를 보정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제출하는 정식 명세서는 처음 낸 자료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임시명세서에도 핵심 구성과 변형 예를 충분히 담아야 합니다.
공개 방식에 따라 위험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공개라고 해서 위험이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지, 기술 내용이 얼마나 자세히 드러나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 공개 상황 | 주요 위험 | 권장 조치 |
|---|---|---|
| 전시회 출품·제품 시연 | 불특정 다수에게 구조와 동작이 노출됨 | 출품 전 출원을 완료하고, 전시물과 설명 자료를 출원 내용과 대조함 |
| 크라우드펀딩·보도자료 | 상세 이미지와 설명이 온라인에 계속 남음 | 출원번호를 받은 뒤 게시하고, 게시물 원본과 게시일 기록을 보관함 |
| 투자자 설명회 | 자료가 외부로 다시 전달될 수 있음 |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핵심 구성은 출원 이후에 설명함 |
| 논문·학회 발표 | 초록이나 예고 자료가 본 발표보다 먼저 공개될 수 있음 | 가장 빠른 공개일을 기준으로 출원 일정을 잡음 |
| 온라인 판매 시작 | 제품을 분해해 구조를 알아낼 수 있음 | 판매 시작 전에 출원하고, 개량 사항은 추가 출원을 검토함 |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합니까?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국내 출원일이 모든 기한의 기준이 됩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가 관리하는 파리협약에 따르면, 한 가맹국에 특허를 출원한 뒤 12개월 이내에 다른 가맹국에 출원하면서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가맹국에서도 최초 출원일을 기준으로 신규성 등을 판단받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그 사이에 이루어진 자신의 공개도 해외에서 선행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진출할 국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 국제출원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가 운영하는 특허협력조약(PCT) 제도를 이용하면 하나의 국제출원으로 여러 체약국에 출원한 효과를 얻습니다. 각국 국내단계에 진입할지는 국가에 따라 우선일로부터 30개월 또는 31개월 무렵까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시장 반응을 확인하면서 국가별 비용 지출을 미룰 수 있습니다.
국가마다 공지예외를 인정하는 범위가 다르다는 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유럽 특허 제도는 발명자가 스스로 공개한 경우의 예외를 매우 좁게 인정합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공지예외를 인정받더라도 유럽에서는 권리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이 중요하다면 공개 전 출원이 사실상 유일한 안전책입니다.
출원한 뒤에는 어떤 기한과 절차를 관리해야 합니까?
출원했다고 해서 심사가 저절로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특허청에 출원한 특허는 심사청구를 해야 심사가 시작되며, 심사청구는 출원일로부터 3년 이내에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심사청구를 하지 않으면 출원을 취하한 것으로 보므로, 사업 계획과 맞추어 청구 시점을 정해 두어야 합니다.
출원 내용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개됩니다. 특허청은 출원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출원을 공보에 공개하는 출원공개 제도를 운영합니다. 공개된 뒤에는 경쟁사도 그 내용을 볼 수 있으므로, 영업비밀로 지킬 부분과 출원할 부분을 처음부터 나누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권리를 빨리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특허청은 출원한 발명을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제3자가 무단으로 실시하고 있는 경우 등 정해진 요건을 갖춘 출원을 다른 출원보다 먼저 심사하는 우선심사 제도를 운영합니다. 또 개인과 중소기업은 출원료·심사청구료·등록료를 감면받을 수 있으므로, 출원할 때 감면 대상인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투자자에게 기술을 설명할 때도 출원부터 해야 합니까?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상대방에게만 설명했다면 일반적으로 공지된 것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의무를 서면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하고, 자료가 외부로 다시 전달될 위험도 남습니다. 가능하면 출원 후에 설명하고, 그럴 수 없다면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설명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허 대신 실용신안으로 출원하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까?
물품의 형상이나 구조를 개량한 고안이고 제품 수명이 짧다면 실용신안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용신안은 방법에 관한 발명을 보호하지 않고, 존속기간도 출원일로부터 10년으로 특허보다 짧습니다. 보호하려는 대상과 사업 기간을 함께 따져 결정해야 합니다.
직원이 개발한 발명은 누구 이름으로 출원해야 합니까?
직무와 관련해 완성된 발명은 원칙적으로 발명자인 직원에게 권리가 생기고, 회사는 승계 절차를 거쳐 출원인이 됩니다. 이를 위해 직무발명 규정이나 계약을 미리 갖추고, 발명 신고와 승계 통지 절차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보상 기준도 함께 정해 두어야 나중에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공개 일정이 정해진 순간부터 출원 준비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공지예외 제도는 마지막 보완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해외 우선권 기한과 심사청구 기한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권리 확보의 기본입니다. 출원 전략과 절차에 관한 다른 실무 사례는 특허 관련 정리 글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